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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그리고 영도 할매 전설

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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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연 님 


요즘 떠오르는 말이 있다. ‘MZ’세대.

베이비붐 세대, X세대, Y세대를 거쳐 새로 탄생한 ‘MZ’.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로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고 트렌드에 빠르게 적응하고 반응한다.

 

모바일 문화는 쉽고 편리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빠르고 가볍게 휩쓸고 지나간다. 그래서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딱히 남는 게 없다. 마치 허리케인처럼 휩쓸고 지나간다고나 할까. 그래서 모든 게 가볍다. 어릴 적 간간이 들어봤던, 자정이 지나면 학교 동상들이 움직인다는 그런 전설들도 어느 순간 카더라일뿐, 더는 전해져 내려오지 않는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지 않고 손가락으로 전해지다 보니 더 이상 큰 전설이라고 말할 게 없다. 모든 것이 가벼워지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유흥거리일 뿐.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생활하다 보니 진지함이라는 태도가 사뭇 덜어진 느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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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이 살아숨쉬는 영도 


전설이라는 단어 자체를 오랜만에 들어본 나에게 영도 할매 전설은 굉장히 신선했다. 영도 할매 전설을 처음 접하게 된 건 MBC의 한 예능 프로그램인 심야 괴담회에서였다. 나는 영도에 거주하는 지인, 친척들이 없었기에 정말 제3자의 입장에서만 영도를 바라보았지 직접 영도의 얘기를 들어본 적은 없었다. 궁금해할 틈도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영도 주민들에게서는 꽤나 중요한 이야기였다. 영도에 거주한다면 모를 수가 없는 전설’. 우연히 접해 알게 된 이야기를 주변에 영도와 관련된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알고 있었다.

 

영도에서 살던 사람이 외지로 나가면 망해서 다시 돌아오게 된다는 영도 삼신 할매의 전설. 이 전설은 영도 삼신 할매가 영도에 살 때는 잘 지켜주는데 영도 밖으로 나가려고 하면 심술을 부려 영도에서 이사를 나간다면 삼신 할매가 잠든 밤에 몰래 떠나야 한다는 것. 그리고 봉래산 영도 할매의 시선에 안 띄는 곳으로 가야 한다는 것. 때문에 실제로 영도에서 이사를 할 때는 밤에 이사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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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래산 중턱 쯤에서 바라본 영도 

 

친구네 부모님이 신혼일 적 영도에 거주하시다 타지로 이사 가게 되셨는데 초창기에 많이 힘드셨다고 한다. 친구네 부모님은 그 이유 중 하나가 영도를 떠났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하셨단다.


이렇듯 영도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영도 삼신할매의 전설. 일제강점기 때 퍼트린 일본의 계략이라는 말도 있고 고향을 떠나더라도 잊지 말라는 정서적인 전설이라는 말 등 여러 가지 말들이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된 건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는 한편으로는 영도를 떠나서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탓할 상대가 있다면, 그게 영도 할매라면... 그렇게 해서라도 마음이 조금 나아진다면...? 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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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래산과 영도 

 

아직까지 이러한 전설들이 존재하는 영도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도 천천히 자신만의 페이스대로 살아 숨 쉬는 곳인 거 같다. 옛것의 존재가 계속 사라져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영도 할매 전설은 아름답고도 서글프다. 바쁘고 뒤엉켜가는 사회지만, 이것도 누군가에겐 하루 유흥거리일 수 있지만, 난 이 속에서 익숙한 따스함을 느낀 것 같다. 전설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말의 힘은 강하기에. 이러한 고유한 것들을 지닌 영도가 앞으로도 잘 보존되어 지켜지며 천천히 숨 쉬었으면 한다.

김소연

영도의 매력을 이제 맛보게 된 아이
#바다 #파랑색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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