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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를 위한 다채로운 사례들을 연재합니다

비건의 필요성

나까 나유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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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까 나유타 대표 


* 다양한 문제가 교차로 존재하는 현대사회에서,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다양하게 있다. 그중에서 몇 년 전부터 이슈화된 것이 바로 비건1)이다. 생활에서 사회변혁을 시도하는 비거니즘에 대해, 또 그 필요성을 이야기해 본다. 

 

기후위기

동식물을 포함한 자연은 인간의 번영을 위한 자원으로, 극복하고 지배하는 존재로 넓게 인식되어왔다. 얼마만큼 산을 깎든 나무를 베든 바다를 메우고 동물을 죽이든, 광대한 자연은 말 한마디 없이 마치 아무렇지 않다는 듯 끝없이 인간의 편의대로 난도질당해 왔다. 그러나 사람 또한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 없이는 인간도 존재하지 못한다는 당연한 사실이 기후위기 상황으로 인해 이제 겨우 인식되고 있다. 말 못 하는 존재에게 감정을 이입하고 상상하는 것. 자연에의 경외와 존중, 그리고 공감의 회복은 인간의 안정적인 존속 가능 여부와 깊이 연관되어있는 것이다.

 

지난해 8IPCC가 발표한 제6차 보고서2)에서는 인간의 영향으로 온난화가 가속되는 것을 강력하게 지적하여 기후변동은 이미 인간이 거주하는 전 세계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2015년 파리협정에서 목표로 세운 산업화 전 평균기온에서 1.5도 혹은 2도 이내로 기온 상승을 막겠다는 약속은 제대로 효과 없이 이미 1도 상승했고, 당장 탄소배출을 극한으로 삭감하지 않는 이상 2030년에서 2052년 사이에는 1.5도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3). 1.5도와 2도 사이 0.5도의 차이로 42천만 명이 자연재난, 해면 상승에 인한 거주지의 상실, 물과 식량 부족 등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기후위기는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고 현재 우리들의 문제이며 당장 전 세계에서 탄소배출을 극적으로 줄이는 행동을 시작해야 할 단계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행동에 무엇이 있을까. 온실효과 가스의 발생 이유로 많은 사람이 자동차나 비행기를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사실상 전 세계 교통 유례의 온실효과 가스 수치는 전체 배출량의 14~17%. 동시에 축산업에서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은 14~18%. 교통에서 배출되는 양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탄소가 축산업으로 배출되고 있다. 특히 그중 80%는 소고기 생산에서 발생한다. 소고기 1kg를 생산하기 위해 곡물류 11kg, 돼지고기는 7kg, 닭고기는 4kg 소비된다. 세계적인 육류소비의 증가에 따라 2050년에는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효과 가스가 52%에 육박할 것이다. 식단을 육식에서 채식으로 바꾸는 것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또 앞으로 발생할 식량부족을 대비하는 필수적인 행동임과 동시에 개인이 오늘부터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며 강력한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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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유타의 부엌 비건 코스요리

 

동물권리

사회 곳곳에 차별과 폭력은 존재한다. 차별과 폭력의 가장 심각한 상황은 차별을 차별로 인식하지 못하고, 폭력을 폭력으로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다. 자각 없는 무감각이 배제와 차별, 폭력을 내포한 채 피해받는 존재를 만들어 낸다. 여성에게 인권이 없는 사회에서는 여성이 착취와 폭력을 당해도 가해자는 벌 받지 않는다. 그 사회에서 여성은 상품이며 소유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안정하고 충분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현재 한국에서는 여성들이 법적으로 인권을 보호받고 인권침해를 당하면 가해자는 처벌되고 있는데 이는 여성인권 활동가들의 투쟁의 성과다. 권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의 목소리로 인해 확립되고 확장되는 것이며 이는 동물권리도 마찬가지다. 현재 비인간동물은 상품이며 누군가의 소유물로써 강제교배와 감금, 살해를 당하고 있다. 육식은 비인간동물에 대한 종 차별이며 폭력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동물권리의 역사는 시작한다.

 

동물권리의 문제는 공장식 축산을 요구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하다.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듯 동물을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기계 안에서 관리하는 공장식 축산은 자본주의 원칙을 바탕으로 한 경제화가 극한으로 적용된 형태 중 하나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기에 그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을지라도, 적어도 그 시스템의 산물을 거부하고 다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게 바로 소비자 운동이자 육식의 거부다. 수요가 많으면 공급이 늘어나고, 수요가 없으면 공급이 없어지는 시장의 구조 속에서 몇 년 전부터 한국에서도 비건 관련 제품, 공정무역제품 등 윤리적인 소비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기후위기 대응 운동의 성과, 또 비건의 필요성이 사회에 전달되어 가면서 시장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해도 사회는 변하지 않는다’, ‘할 수 없다란 생각보다, 비인간동물에 대한 폭력을 멈추고 탄소배출 감소라는 직접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비건 실천으로 사회변혁을 시도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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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킹 스튜디오 나유타의 부엌 

 

영도비건투어

2020년 겨울부터 2021년 봄에 영도리서치트립 맛을 찾는 여행을 운영했다. 리서치를 통해 영도주민들이 지역에 삶의 뿌리를 심어 살아가는 탄탄한 모습을 보게 되었고, 주민들의 태어나고 살아온 곳에 대한 깊은 애정을 알게 되었다. 영도주민들의 마음에 접하고 나서 관광화가 되어가는 영도에 있어 여행객들이 이 섬을 소비만 하고 이용해 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깊어졌다. 돌 하나, 바위 하나, 나무 하나에도 그것을 사랑하면서 지켜 온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리서치트립에 이어서, 2021년 겨울에 나유타와 영도문화도시센터의 협업으로 영도비건투어를 진행했다. 소비적인 관광이 아닌, 윤리적 소비와 지역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여행의 제안을 의도했다. 영도비건투어는 영도 비건지도 제작, 영도 비건개척단 운영, 영도 비건 네트워크 파티의 3가지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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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도 비건지도

 

비건 옵션이 가능한 가게를 발굴하여 상인들과의 소통을 통해 영도 비건지도는 완성되었다. 비건 프렌들리한 환경을 조성하고(=지도제작), 그 지도를 토대로 여행 코스를 만들어 인플루언서 개척단과 시민 개척단, SNS 이벤트 두 가지로 나눈 영도비건개척단 운영을 통해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영도에 여행 오는 계기를 제공했다. 개척단은 비건이라는 개념을 통해 생태적인 접근방법을 명확하게 제시해 영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부여했다. 영도 비건지도와 개척단의 성과로 생태와 비건에 관심 있는 영도 주민과, 영도 비건지도 협력가게 상인들, 부산 내외의 비건 활동가들을 연결하는 영도 비건 네트워크 파티를 진행해, 상인과 주민들의 비건 네트워크 형성의 첫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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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도 비건 네트워크 파티

 

생태적인 가치관이 녹아있는 사상인 비거니즘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영도에 머물면서 새로운 시점에서 영도를 바라보고 의미 있는 변화의 시도가 일어나길 기대한다.




1) 동물, 수생생물, 유제품, 닭알, 벌꿀을 포함한 식품을 섭취하지 않고, 가죽이나 모피, 동물실험 실시 제품, 동물원, 아쿠아리움 등 동물 착취가 존재하는 결과물을 거부합니다. 동물권리나 생태, 환경,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또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문제 제기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행동을 생활 방식으로 실천하는 삶과 사상을 비거니즘(veganism)이라고 합니다.
2) 일본 환경청 <IPCC AR6/WG1 보고서의 정책 결정자를 위한 요약(SPM)의 개요> http://www.env.go.jp/press/109850/116628.pdf 
3) <Climate change: Five things we have learned from the IPCC report> Matt McGrath, BCC NEWS, 2021년 8월 9일

 

나까 나유타 대표

nacca (싱어송라이터, 비건 요리사, 나유타 대표)
비건식당 나유타 카페, 쿠킹스튜디오 나유타의 부엌 운영과 동시에 음악 활동, 또는 채식 강의, 요리 수업, 워크숍 등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모든 활동의 뿌리에는 ‘누군가를 밟으면서는 행복해질 수 없다’라는 생각이 있다.
폭력과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삶’에 대해, 음악 또 비건 요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Insta: @nacca07 / FaceBook: @cafenayuta @naccamusic

주소.부산광역시 영도구 대평로 27번길 8-8, 2층 영도문화도시센터 전화.051-418-1863 팩스.051-418-1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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