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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를 위한 다채로운 사례들을 연재합니다

생태와 비건

나까 나유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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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까 나유타 대표 


비건이 되면서 편해진 점


어릴 때부터 채식주의자 어머니의 영향으로 육류를 일상적으로 먹지 않았다. 가끔은 일요일에 아버지가 볶아 주는 소시지를 먹을 때도 있었지만 11살쯤 됐을 때 소시지 껍질이 동물의 대장이며 내용물은 동물의 살을 다져서 만든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아 그 이후 먹지 못하게 되었다. 집 근처에 유원지가 있었고 그 안에 있는 작은 동물원에 자주 가서 동물들을 보면서 늘 이들이 어떤 마음일지 상상했었다. 동물이라는 존재를 먹는 고기가 아니라 시선을 마주치고 감정이입을 하는 생명체로서 느꼈다


중학생이 된 후 사회생활이 넓어지면서 고기를 먹어야 할 일이 많아졌다. 입에 고기를 넣을 때마다, 씹을 때마다 늘 그 동물들의 얼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매우 불편하고 불쾌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고기를 못 먹는 것이 싫어서 억지로 먹었다. 동물들의 얼굴을 상상하지 않도록, 동물들은 사람과 같은 생명체가 아닌 음식이라는 인식을 하려고 노력을 했다. 그래야 일반사회에서 살기 편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려서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10년 가까이 열심히 고기를 먹어 왔다. 육식이 지구온난화의 큰 원인 중 하나라는 것도 알고, 사실 동물은 나와 같은 생명체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마주치기 불편하니 옆에 두고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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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륜동 나유타의 부엌 비건 코스요리 

 

하지만 가축장과 도살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알고 나서, 그렇게 피하고 사고를 중지시켜 온 것이 잘못된 태도였다고 깨달았다. 동물은 사람을 위한 존재가 아니고, 물건도 아니고, 동물들은 사랑을 느끼고 고통을 느끼고 죽고 싶지 않다고 비명을 지른다.

 

자연은 거대하고 경외스럽고 무섭다. 사람은 어두움을 두려워한다. 벌이 날아다니는 소리가 들리면 공포감을 느끼고 자신보다 거대한 동물과 마주치면 당연히 무섭다. 공포감은 동물로서의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본능이기도 하다. 원시 사회에서는 애니미즘이 있었고 항상 자연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경외심, 또 감사함과 공포감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 왔다. 그것이 의식이고, 음악, 예술, 종교였다. 그 공존의 흐름은 근대화와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급속도로 공포감을 극복하고 자연을 억압시키고 지배하고 이용하는 방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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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확장 공사로 인해 사라진 나유타의 부엌 앞 마당에 있었던 수령 200년의 소나무 


핵발전소를 개발하고 쏟아지는 물처럼 전기를 사용하면서 밤에도 집을 반짝거리게 비추는 것을 보며, 또 동물들을 과학기술로 시스템화된 가축장에 가둔 것을 보면, 인류가 기술에 의존해서 자연을 지배하는 방법만을 과신하고 자연과 공존하는 수를 어딘가에 두고 온 것 같다.

 

돼지는 생후 6개월 110kg, 소는 약 28개월에 약 720kg으로 도살당한다. 하지만 도살당하지 않으면 돼지는 500kg이 넘는 몸무게가 되고 수명은 15년이며, 소의 수명은 약 20년이고 1,000kg까지 성장한다. 500kg의 돼지나 1,000kg의 소, 혹은 산에 있는 곰, 멧돼지 등 사람보다 강하고 소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존재들을 보면 충분히 두려워할 수 있다. 그렇게 공장식 축산은 개발되고 시스템으로 동물을 관리하는 형태가 만들어졌다. 자연을 지배하고 자원을 이용하는 현대의 방법으로 인류는 편리한 생활을 얻게 되었지만, 반면 인류의 생존에 치명적인 기후위기의 상황이 벌어졌다. 온실효과가스의 전체 약 14~18%는 공장식 축산에 유래한다. (공장식 축산과 기후 위기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연재를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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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륜동 호수 

 

경외하고 그 공포감을 스스로의 행위를 통해 극복하고 배움을 얻는 생태는 긴 시간 동안 인류가 선택해 온 자연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지혜였다. 기후위기 시대에 있어 우리는 자연과의 관계성을 반성하며 시급하게 새로운 관계를 확립해야 할 것이다.

나까 나유타 대표

nacca (싱어송라이터, 비건 요리사, 나유타 대표)
비건식당 나유타 카페, 쿠킹스튜디오 나유타의 부엌 운영과 동시에 음악 활동, 또는 채식 강의, 요리 수업, 워크숍 등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모든 활동의 뿌리에는 ‘누군가를 밟으면서는 행복해질 수 없다’라는 생각이 있다.
폭력과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삶’에 대해, 음악 또 비건 요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Insta: @nacca07 / FaceBook: @cafenayuta @nacca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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