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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를 위한 다채로운 사례들을 연재합니다

교류의 예술섬, 영도 新조선통신사의 거점 되길

조정윤 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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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윤 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센터장 


하늘 아래 미술관·박물관을 표방하는 에코 뮤지엄 정책이 국내에서도 이라는 공간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경기만의 제부도 아트파크가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 근교 당일치기 여행으로 인기다. 지역자원인 섬을 가진 전국의 지자체들은 문화예술을 통한 지역 관광 활성화에 정책적 역량을 기울인다. 제주도, 전라남도, 통영, 여수가 대표적이다.

 

예술의 섬을 표방하는 제주도는 미술관·박물관의 섬이라는 비전으로 국내외 주요작가들의 작품 전시와 문화공간의 예술적 수월성(excellence)을 지향하고 있다. 남해안 2,300여 개의 섬 중 80% 이상이 분포한 전라남도는 그야말로 다도해(多島海)의 매력을 살려 자연과 예술을 통한 관광 자원화의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고흥군의 연홍도는 폐교를 활용한 미술관과 바다의 폐자재를 예술작품으로 탄생시키는 정크 아트(Junk Art)로 주목을 받고 있다. 통영과 여수는 섬의 아름다운 자연에 더해 예술가들의 공공미술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통영은 문학지도, 장인지도, 공연지도로 구성된 예술지도를 통해 부속 섬의 문화적 매력 역시 전국적으로 발신한다. 여수의 장도는 바다와 자연이 전시장이 되는 공공예술 프로젝트로 전국 각지에서 모인 젊은이들의 SNS 핫 스폿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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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 이왈종 미술관 


예술섬과 문화도시라는 관점의 전국 문화 지형도에서 부산 영도가 최근 몇 년간 가장 쿨(cool) 하다. 영도는 문화기획자들의 꿈이 현실로 바뀌는 프로젝트로 부산스럽다. 도시의 섬은 문화예술을 통한 지역재생으로 활기를 띤다. 지역 주민들은 예술의 창의성을 접한다. ‘도시 속 예술섬이라는 개념이 문화도시 영도의 핵심가치로 자리 잡은 것이다. 영도 예술섬은 교류와 네트워크를 통해 문화도시 사업의 외연을 확장하고도 있는 듯하다. 영도에서 창의적 아이디어는 예술 교류를 통해 구현되며, 지역은 예술 교류 공간으로 독특한 역할을 담당한다. 해외의 예술섬 알고리즘이 증명하듯 섬은 자연과 고립이 예술을 만나 포용과 개방성으로 탄생하는 공간이다. 영도 문화도시가 최근 그런 모습을 보인다. 깡깡이 예술마을은 지역 문화자원을 잘 활용한 사례로 전국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는다. 새삼스럽게 흰여울 문화마을의 성공 사례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산의 독특한 정서 그 뭐시라고. 이것이 도시 속 예술섬 영도의 힘이다.

 

영도 예술섬,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교류와 네트워크 확장의 관점에서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영도의 문화유산 활용과 그에 따른 국제교류는 아직 더딘 편이다. 인도네시아 발리와 일본 세토내해의 예술섬 사례는 역사문화 자원이 전 세계로 발신되어 섬이 국제교류의 거점이 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지역의 전통과 문화는 이국적 매력을 발산하며 전 세계 예술인들의 문화 이동을 촉진한다. 영도 예술섬은 지역 문화자원의 보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적으로는 한일 관계사에 있어 중요한 섬이었다. 부산 최초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조선통신사가 영도 예술섬에서는 문화예술 콘텐츠로 그다지 활용되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이웃 지자체인 중구, 동구는 조선통신사 행렬재현, 해신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영도와 조선통신사의 관계는 제11차 조선통신사 사행(1763~4)의 정사 조엄과 고구마로 잘 알려져 있다. 조엄은 대마도에서 구황작물인 고구마의 종자를 가져와 영도에서 재배하기 시작했다. 영도구가 비록 늦었지만, 작년 10영도 조내기 고구마 역사기념관을 개관하여 지역문화자원 활용에 시동을 걸기 시작한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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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 


영도 예술섬은 과거 조선통신사 문화교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일본의 조선통신사 연고 지역을 중심으로 문화예술 교류를 확장하며, 부산지역 예술가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다. 이른바 문화예술 조선통신사이다. 영도 예술섬은 조선통신사를 통해 공연예술, 시각예술, 거리예술,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문화예술 교류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특히, 일본의 세토우치 트리엔날레와 적극 협력하여 부산의 시각 예술인들이 전 세계 작가들과 교류할 수 있는 매개 역할을 예술섬 영도에서 주도했으면 한다. 과거 조선통신사의 교류를 통한 성신교린의 정신이 미래에는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부산 문화예술인들의 조선통신사로 이어질 것이다.

 

끝으로, 영도 예술섬은 기획자들의 상상력이 현실화하는 섬이 되었으면 한다. 예술섬은 문화예술 공간과 프로그램만으로는 여타 예술섬과 차별성을 가질 수 없다. 앞서 소개한 세계적인 예술섬의 카피캣 copycat’밖에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영도라는 시공간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교류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일본의 마을 만들기 활동가들에 의하면 마을을 바꾸고 지역을 재생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며 사람 만들기가 오히려 더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한다. 젊은 사람(若者), 열정이 있는 사람(ばか者), 외부에서 온 사람(よそ)이 마을 만들기 성공의 3대 요소라는 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사람과 교류가 중심이 되어 전 세계에 개방성과 포용성의 예술섬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새로운 영도의 힘을 기대해 본다.

 


조정윤 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센터장

아내와 세계를 돌아다니며 극장과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을 즐기는 것이 인생의 기쁨이었으나, 나이가 들어가니 이제는 온천과 자연이 좋다. 코로나 19로 인해 혼자 섬에 가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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