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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를 위한 다채로운 사례들을 연재합니다

바다에게 전하는 인사

김용규 오션카인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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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규 오션카인드 대표 


오늘도 바다를 바라봅니다. 푸르게 빛나는 바다는 언제나 변함없이 우리를 품고 있습니다. 드넓게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마음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때로는 호수처럼 잔잔하게, 때로는 파도가 몰아치는 거친 모습으로 우리의 눈에 비친 바다는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고 바다를 바라보며 지친 마음을 달래기도 합니다. 바다가 우리 곁에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바다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우리와 마주하지만 사실 우리는 바다의 겉모습만 볼 수 있을 뿐입니다. 보이지 않는 바닷속은 어떤 모습인지, 그 안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쉽게 가늠할 수가 없지요. 그렇기에 바다는 그 속을 알 수 없는 막연한 대상이기도 합니다. 저는 바닷속 세상이 항상 궁금했습니다. 바닷속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곤 했어요.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과 달리 그 안에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자연이 펼쳐져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하며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만나보리라 생각했습니다. 스쿠버다이빙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그 상상 속에 있던 바다를 드디어 현실로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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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숲을 산책하는 스쿠버다이버 

 

처음 마주한 바닷속 세상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출렁이는 수면 아래로 햇빛이 쏟아지고 해변에서부터 바닥으로 이어진 모래밭은 반짝입니다. 바위마다 자리 잡은 해초들이 숲을 이루고 바닷물의 움직임에 맞추어 우아하게 흔들거립니다. 그 안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저를 바라봅니다. 저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서툰 인사를 건네고 다시 물 밖으로 나왔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가슴 뛰는 경험이었습니다. 바닷속에 점점 더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저는 스쿠버다이빙 강사로 일하며 바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다로 뛰어들기 전에 느꼈던 두려운 마음과 어색함은 점차 사라지고 바닷물의 움직임에 편하게 몸을 맡길 수 있게 되면서 저 또한 바닷속 세상의 일부가 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바닷속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저는 바다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풍요로운 바닷속 세상이 오염되어 황량한 모습으로 바뀌어 가는 모습을 직접 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바닷속에 들어갈 때마다 이곳에도 위기가 찾아왔다는 것을 너무도 쉽게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는 마음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했던 바다와의 만남이 갈수록 근심과 걱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어쩌다가 바다에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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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속 쓰레기와의 만남 

 

우리가 만들어 낸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바다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과도한 연안 개발과 오염물질 배출로 인해 연안 생태계가 파괴되어 해초로 뒤덮여 있어야 할 바다숲이 사라지고 바다숲에 살고 있던 해양 생물들도 함께 사라지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어업으로 인해 물고기가 사라지고 얼마 남지 않은 물고기마저 버려진 폐어구와 낚시 도구에 붙잡혀 자취를 감춰가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바다의 빈자리에는 어디선가 흘러든 쓰레기들이 잔뜩 쌓여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라보며 아름답다고 이야기하는 그 바다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숲이 우거진 산에 불이 나서 모든 것이 다 타버렸다고 생각해 보세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남아있지 않고 그 안에 살던 모든 생명이 함께 사라져 잿더미만 남게 됩니다.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지금 바닷속 풍경은 그와 비슷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폐허로 변한 바다에서는 어떠한 생명도 살아갈 수 없습니다. 바다에 기대어 살아가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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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레기가 쌓여가는 바다 

 

바다가 위기에 처한 원인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만약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바다에 위기가 찾아왔다면 그게 더 무서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이유를 모르니 해결할 방법을 찾기도 어려울 테니까요. 하지만 바다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의 대부분은 우리의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다에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살고 있다고 해도 우리의 사소한 습관 하나하나가 바다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칩니다.

 

위기에 처한 바다를 구할 방법이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것이 정말 다행입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까요. 바다를 보호하는 일은 누군가가 책임을 지고 도맡아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환경을 배려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노력하는 개개인의 변화와 실천이 바다를 보호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에는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각자의 역할과 책임이 있습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찾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변화라도 바다에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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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실천 

 

이제는 우리가 바다를 품고 바다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변화 의지와 노력에 바다와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습니다. 반짝이는 바다로 둘러싸인 문화도시 영도에서 매일 접하는 바다를 다른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바다를 보호하는 일이 누구나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영도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오늘도 바다를 바라보며 바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합니다. 안녕 우리의 바다

김용규 오션카인드 대표

스쿠버다이빙 강사로 일하며 바닷속 세상을 만났다. 소리 없이 고통받고 있는 바다와 그곳에 살고 있는 해양 동물을 지키기 위해 아내와 함께 바다를 보호하는 일을 시작했다. 해초가 무성한 바다숲에서 시간을 보내며 물고기들과 말 없는 대화를 나누기를 좋아한다. 바다를 지키는 일이 지구를 지키고 우리 모두를 지키는 일이라 믿는다.
#푸른지구 #바다 #환경보호 #바다를위한생각 #모두를위한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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