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도

영도 사람들의 기억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문제없어요’를 기억하며

조영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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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현 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카페 문제없어요를 운영하는 조영현입니다. ‘문제없어요문제아라고 스스로 지칭하고 있습니다. 제 나이가 52살입니다. 평생을 영도에서 살았어요. 태어난 곳은 제주도고 어릴 때 조금 살다가 영도로 왔습니다. 영도는 제주도에서 오신 분들이 많아요. 영도에서 초, , 고등학교를 나오고 이렇게 살고 있으니 진짜 영도 토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젊을 때는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어요. 하지만 회사도 중앙동이었고 뭔가 크게 벗어나는 느낌이 들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회사 일을 그만두고 무얼 할까 고민하다가 영도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 보니 영도가 점점 더 좋아졌어요.

 

언제부터 이 공간을 운영하셨나요?

 

20171월부터 5년 정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영도에 지금처럼 카페들이 많지 않았고요, 흰여울마을 쪽 카페거리가 조성되기 전부터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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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없어요' 외관 


왜 이곳에서 카페를 운영하시게 된 건가요?

 

출판, 편집 등 오프라인 디자인 관련 일을 오래 하다가 그만두었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많았고 문화예술을 함께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그럼 공간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일을 그만두었고 카페를 운영하기로 결정을 하니 이곳에서 공연이나 전시 같은 것을 해보면 좋겠다 싶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이 장소를 선택하게 된 건 저기 바다 쪽과 달리 시내에서 찾아오기 쉬울 것 같았어요. 이 공간을 보니 주택이었고, 내부에도 예전의 나무 문살이나 벽들이 있어서 그대로 활용하면 포근한 느낌이 들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픈하고 얼마 안 되어 한 젊은 분이 가게에 와서는 예전 할머니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대로 놔두었던 문과 벽돌 창들의 인테리어가 그런 느낌을 준 것 같아서 없앨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영도와 가까운 남포동은 비싸고, 바다 쪽은 경치가 좋으나 좀 멀기도 하고. 그래서 보니 여기는 시내에 있으니 찾아오기 쉬울 것 같았어요. 또 제가 영도 주민이기도 하고 다른 데보다 세 부담이 덜한 것도 이유였습니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카페나 가격으로는 경쟁하기 어려우니깐 저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해봐야겠다고 결정해서 지금까지 왔습니다. 경험도 없이 창업해서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전문 카페를 운영하는 부분은 부족한 초보자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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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없어요' 내부 

 

이 공간에서 전시도, 공연도 진행하셨더라고요, 단순 카페가 아니라 문화를 공유하는 복합적인 문화 공간으로서의 느낌도 강했습니다.

 

저도 예술 쪽으로 인맥이 많은 사람은 아니라서 막연하게 이러면 되지 않을까, 생각만 했어요. 그러다 공간을 가지게 되고 카페를 찾아주시는 손님들도 많아지고 SNS 홍보도 되다 보니 문화예술 쪽 사람들과 인연이 닿게 되었어요. 오시는 손님 중에 노래하시는 분, 악기를 연주하시는 분, 사진을 찍으시는 분, 그림을 그리시는 분 등 천천히 인연이 만들어지면서 이곳에서 공연도 하게 되고 전시도 하게 되었어요. 뭔가 체계적인 계획은 없었지만, 주변 사람들과 인연이 닿으면서 이런 이벤트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쉽게 볼 수 없는 특색있는 공연들이 여기서 진행되니 젊은 친구들도 많이 찾아왔고, 가까이에 사는 주민들이 무얼 하나 보러왔다가 들어와서 관람도 하고 이후에도 다음 공연을 알려달라고 문의를 하시는 등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더라고요. (시끄럽다는 민원은 한 번도 들어오지 않았어요)

 

저도 예전에 공연이나 전시를 좋아해서 공연장과 미술관도 찾아다니고 서울에 공연도 보러 다니고 했거든요. 그러면서 내가 사는 동네에 이런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지금 그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게 좋았던 것 같아요. 서울에서 발행된 디자인 잡지 같은 것도 섭외해서 여기서 무료배포도 하고 예술문화 정보도 알려드리고 또 그들을 이어주고 하는 작업도 하고 내가 사는 집 가까운 곳에서 공연을 보게끔 하고,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중간자의 역할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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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없어요' 내부 


그런데 이제 공간 운영을 그만두신다고 들었습니다.


현실이죠. 그 문제가 제일 큽니다. 경제적인 부분...... 세입자로서 계약 기간이 만료되었고 연장이 되지 않으니 그만둘 수밖에 없더라고요. ‘문제없어요시즌2도 생각은 하지만 쉽게 할 수 없는 것이 영도라는 곳이 이미 카페가 너무 많이 들어서서 포화상태잖아요.

 

운영하시면서 제일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요?

 

많습니다. 만나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고 좋아하기만 했던 가수들이 SNS를 통해서 공간에 직접 찾아오고 가게에서 공연하겠다고 해서 인연이 맺어지기도 했고, 이제는 그들과 냉면도 먹는 사이가 되었어요, 하하.

 

클래식 공연 기획하시는 분이 카페를 찾아와서 클래식 공연을 하신다고 했었어요. 제 생각엔 공간도 좁고 연주하기 힘들지 않을까 했었거든요, 바이올린, 첼로 같은 악기로 구성되어 공연을 했는데 오히려 집중도 잘되고 몰입도도 크고 생생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요. 공연 타이틀이 문제없는 밤이었는데 시리즈로 진행을 했거든요, 지역주민들도 이곳에서 클래식 공연을 볼 수 있어 좋다며 정말 많이 오셨고 매회 매진되었어요, 클래식을 비롯해 국악과 가야금, 거문고 공연도 진행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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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없어요'에서 주최한 클래식 공연 

 

한번은 카페를 오픈 초기에 젊은 여성분이 찾아왔는데 예전에 이곳이 친구 집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다음에 여기 살았던 그 친구를 데리고 왔어요. 같이 온 친구가 사진을 들고 왔는데 지금 공간과 똑같은 거예요. 사진과 실제 공간들을 비교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손님들도 그렇고 저도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었어요.

 

이 공간을 운영하면서 여러 사람을 알게 된 것이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4년 반 동안 찾아오는 손님들과 지역주민들을 알게 되어 이야기를 나누고 할 수 있었다는 게 좋았고 그러면서 저도 많이 젊어진 것 같아요.

 

요즘은 공간을 지속하고 남아있는 것에 관심이 많은 시대입니다. 그동안 문제없어요가 지녔던 공간성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요?

 

카페를 닫으면 저도 그렇고 저 말고도 많은 분이 기억하시겠죠. 지나가거나 하면서 예전에 좋은 공간이었는데 하고요. 한편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단골분들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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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없어요'에서 주최한 클래식 공연 


문제없어요, 이곳을 찾아주시는 사람들에게 걱정거리나 근심거리를 이곳에서는 잃어버리시고 자기가 생각하는 고민들이 잘 해결될 것이니 기분 좋게 차 한잔하고 재미있는 공연과 전시를 보고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다 가시라라는 취지였어요. 처음에는 상호 때문에 손님들이 웃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어요. ‘문제없어요는 방명록이 시그니처일 수 있는데 여기에 자기 고민을 적어놓기도 했고 그림을 그리기도 했어요. 참 볼만했죠. 고민도 풀고 또 차 한잔하고 쉬었다 가는 긍정적인 요소가 많이 스며든 공간입니다. 저 같아도 이런 시내보다 바다가 보이고 안락하고 조용한 그런 카페로 갔을 거예요. 그럼에도 애정을 가지고 와주셔서 참 감사했어요.

 

지금은 영도도시문화센터를 비롯한 많은 문화단체가 생기고 있는데 이런 단체들 덕분에 영도에서 많은 문화행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거 같아요. 공간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우리 카페에서도 이런 행사를 진행하려고도 하고 주민들과 함께하려는 모습들이 많이 보입니다. 예전에는 영도에서 이런 문화행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는데 요즘은 눈을 돌려보면 영도에서도 많이 눈에 띄어요. 영도가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이런 작업을 할 수 있는 젊은 친구들이 영도에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이들의 참여를 통해서 주민들도 더 많이 오고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될 테니까요.

 

 

조영현

문제없어요의 문제아.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가고, 나이가 들수록 소년같은 할아버지가 되어가는(되고 싶은) 나비소년.
주문을 외어본다. “쌀라마꾸따~”
나는 이상하고 너는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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