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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는 문화를 만들고, 문화는 새로운 도시를 만든다

사무국 김설 크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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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설 님


2019년 영도가 법정 문화도시 1차 예비도시로 선정되어 전국의 10개 도시와 치열하게 경쟁할 때 나를 버티게 한 8할은 방탄소년단이었다. 사촌 동생이 학교에서 방탄소년단 춤을 커버해서 공연 준비한다며 보여준 퍼포먼스를 계기로 가랑비에 옷 젖듯 방탄소년단의 팬클럽 아미에 가입하고 그들의 음악에 물씬 빠져있었다. 그런 와중에 20196월 방탄소년단의 팬 미팅이 부산에서 열렸다. 그들의 공연은 예매 자체가 불가능이라며 극악의 티켓팅이라 불렸는데 그동안 마일리지처럼 쌓아놓은 운을 몽땅 끌어모아 베팅한 것처럼 이틀간 진행된 팬 미팅에 2일 연속 선정돼 방탄소년단을 보았다. 한창 세계적인 활동으로 바쁜 와중에 부산을 방문했던 것이라 당시 멤버들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였다.

 

부산시민공원은 뷔가 인증샷을 찍었던 위치에 팬들의 방문이 늘자 별도의 포토존을 설치했으며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김종학 화가 회고전을 방문했던 RM의 인증샷으로 RM미술관 투어가 생겼을 정도로 한동안 부산이 방탄소년단으로 들썩였다. 특히나 미술에서 음악적 영감을 얻는다라고 밝힌 RM은 미술 애호가로 알려져 RM이 다녀간 전시는 흥행과 동시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대구시로 기증된 21점을 소개하는 이건희 소장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데 개막 한 달 만에 2만여 명이 관람했다고 한다. 더욱이 RM의 방문 인증샷으로 온·오프라인의 열기는 더욱더 뜨겁다. 지금, 이 순간 가장 핫한 이건희 회장의 소장품과 방탄소년단의 만남이라니 전국이 들썩거리고 있다. 감정가만 3조에 육박하는 개인의 소장품이 국가에 기증되었고 문화재와 미술품이 23,000점이나 되는데 이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문화재, 미술품 국가 기증 사례로 기록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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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국 '산' 연작 앞에 선 RM | 방탄소년단 SNS 

 

고미술품 21,600점은 국립중앙박물관 및 산하 국립박물관으로, 국내외 거장들의 근대미술 작품 1,400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되었다. 이에 정부는 기증 정신을 잘 살려 국민들이 좋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별도 전시실을 마련하고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지시했고 이건희 미술관유치를 위해 전국 40여 곳의 지자체가 앞다투어 선전하다 끝내 서울 내 후보지 2곳 중 하나로 선정 예정이라는 소식에 아쉬움과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고미술과 근현대미술로 나누지 않고 기증작품들을 이건희 기증관이라는 공간에 한데 모아 보관함으로써 미술관과 박물관의 특성을 융합한 창의적이고 새로운 형태(뮤지엄)통섭형 운영 모델을 시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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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 대구미술관 제공

 

지자체들의 경쟁이 치열했던 것은 미술관 하나로 도시가 바뀐 빌바오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빌바오를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도시재생 사례로 만든 건 20세기 현대 미술계를 이끈 구겐하임 가문이다. 스페인 북부에 있는 인구 40만 명의 작은 공업 도시였던 빌바오는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하면서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가는 성공적인 관광 도시로 탈바꿈하였고 쇠락해가던 도시가 문화예술의 도시로 새롭게 탄생했다. 그 중심에 페기 구겐하임이 있다. 그녀는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틀에 박힌 명문가의 삶을 거부하고 자유로운 활동으로 20세기 현대 미술계를 주름잡았다. 페기는 2차 세계대전의 혼돈 속에서 모두가 그림을 팔 때, 거꾸로 그림을 샀다. 단돈 4만 달러에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등 유명한 작가들의 그림을 사고 그 와중에 예술가의 망명도 도왔다. 활동공간이었던 파리에서 미국 뉴욕으로 건너와 세계 미술의 중심지를 옮기며 여성 작가 31인 기획전을 통해 프리다 칼로의 미국 진출 발판을 마련하는 등 새로운 예술가 발굴에도 힘썼다. 예술을 돈벌이로 생각하지 않고 탁월한 안목과 감각, 열정으로 예술가들을 지원하며 스스로 박물관이라 칭했을 정도로 평생에 걸쳐 모은 작품들을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볼 수 있으며 현재 뉴욕, 빌바오, 베네치아, 베를린, 아부다비에 미술관이 들어섰다. 한 여인의 삶이 예술을 만나 하나의 도시를 바꾼 것처럼 인구소멸로 다양한 문제와 고민을 하는 지자체들도 이런 영화 같은 기적이 자신들의 지역에서도 펼쳐지길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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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

 

도시의 역사, 문화, 정체성을 기반으로 도시를 하나의 상품처럼 디자인하고 브랜딩하는 전략을 우리는 도시브랜드라고 한다. 영도 문화도시 브랜드를 만들어가면서 영도에 거주하는 주민에게 공동체 의식과 자부심을 불어넣는 동시에 도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알려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앞으로 영도 문화도시가 이뤄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영도에서 30년 이상 살면서 영도가 살기 좋은 이유에 관해 깊게 고민해본 적이 별로 없었는데 영도 문화도시 사업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정량적 수치와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접하며 그 이유를 하나씩 발굴하며 공감하고 있다. 영도에서는 지난 몇 년간 다양한 도시재생사업들이 펼쳐졌고 지금도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많은 시도와 도전이 진행되고 있다. 나는 오늘도 영도 문화도시를 통해 덕후력을 키우고 있다. 페기 구겐하임, 이건희 회장처럼 덕후력을 가진 사람들이 영도에도 많이 살고 있고 활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과 함께 문화도시에서 예술과 도시의 섬, 영도를 가꾸고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사무국 김설 크루

영도에서 좋아하는 것들을 더 좋아하기 위해 덕후력을 키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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