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녹서

문화도시와 함께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덕천에서 영도 바다가 보이는 유일한 집

오미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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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미솔 님 


오늘도 해무가 잔뜩 낀 영도 바다. 작업실 제습기는 습도 90도를 가리키고 이 습기가 지나가면 푹푹 찌는 여름이 옵니다. 제가 있는 레트로덕천, 마치 해변으로 피서를 하러 갔는데 주차장을 잘못 찾아서 만난 꽉 막힌 야외 주차장의 차들과 함께 녹아내리는 아스팔트, 바다의 짠내, 뜨거운 발바닥이 생각나는 그런 곳입니다. 작업실 창문 넘어 보이는 가까운 영도 영선동 바다가 그림의 떡으로 보이는 곳이기도 하구요.

 

저는 레트로덕천을 운영하는 기획자 오미솔입니다. 단체 이름이 레트로덕천이라서 덕천에 단체가 있는지 오해하시거나 레트로영도로 이름을 바꿨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레트로덕천1년째 영도에 거점을 두고 운영 중입니다. 비유하자면 서면 칼국수 맛집 기장 칼국수가 서면에 있는 것과 같습니다. 제가 덕천, 그러니까 구포에서 영도 영선동 오래된 주택 2층으로 오게 된 이유는 기존 공간에서 한계를 많이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레지던시가 가능한 부산문화재단 청년 마을 놀이터 사업에 지원했고 영도로 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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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레트로영도 아트멘터리 유화제 전시 

 

작년 9월 영도에 왔는데 엄청 덥고 몸이 힘들어서 이사를 도와주신 용달 사장님께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종종 여름에 작업실이 너무 덥다고 주위에 말하고는 하는데 사실 겨울이 더 춥고 작업하기에 힘이 듭니다. 겨울에는 역대급 추위가, 가을에는 가을 태풍으로 집 안으로 들어온 물을 퍼낸다고 고생했지만 지금까지의 작업실 중 가장 아름다운 바다 뷰를 자랑하는 작업실입니다. 그리고 영도에서 청년 예술가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기도 합니다. 

 

‘2020 레트로덕천21명의 예술가, 7명의 청년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 중 ‘2020 레트로영도 아트멘터리에서는 8명의 청년 예술가가 모여 전시를 했습니다.

 

레트로영도 아트멘터리레트로덕천이 영도에서 지역적 거점을 가지고 2년 동안 진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아트다큐멘터리의 합성어인데 작년 ‘2020 레트로영도 아트멘터리에서 청년작가들의 전시와 예술가 인프라 확장, 청년작가 × 시민큐레이터와 전시연계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전시 위주로 프로젝트를 풀었다면 올해 ‘2021 레트로영도 아트멘터리는 영상이 주가 되는 프로젝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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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레트로영도 아트멘터리 <정도, 선을 넘어서> 전시장 모습

 

덧붙이자면 ‘2020 레트로영도 아트멘터리프로젝트 영상 분야에서 전시 작가 인터뷰 영상과 VR 전시가 있었는데 올해는 청년작가들의 고민과 생활을 유쾌하게 담은 30분 독립 단편 영화 <쥐구멍>을 제작합니다. ‘레트로덕천은 전시 기획 위주로 활동했는데 영화 제작은 처음이라 예산이나 제작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고 앞으로도 고생길이 훤하지만, 그 이상으로 또 많이 설레고 기대가 되는 작업입니다.

 

‘2020 레트로영도 아트멘터리팀이 12월 참여한 단체전 쥐구멍에도 볕 들 날시리즈인영화 <쥐구멍> 촬영지는 영도 영선동과 중앙동 일대이고 기존에 기획했던 실제 청년작가들의 연기가 아닌 전문 배우들이 청년작가들을 연기합니다. 10월 중으로 영화 상영회와 아카이브 전시를 계획 중이니까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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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전시포스터  

 

레트로영도 아트멘터리를 진행하면서 기획자로서 영도를 좀 더 알고 싶었는데 프로젝트에만 너무 매달리지는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스스로 부족함도 많이 느꼈습니다. 그렇지만 영도에 와서 주위에 지역민들, 주변 예술인분들과 교류하고 ‘2020 영도 문화도시센터 도시 생태 문화기획자 학교를 다니면서 영도와 생태에 대해 또 다른 가치관을 갖게 되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기획자로서 역량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활동하는 지역에 영도문화도시센터가 있다는 사실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20217월부터 영도문화도시센터가 주관하는 아티스트 오픈토크 <봉래동2×4시간>레트로덕천이 함께 운영합니다. ‘아티스트 오픈토크 <봉래동2×4시간>은 영도에 거주하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 10명이 지역 예술가의 시점으로 본 장소가 가진 지역성, 예술성, 관계성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하고 지역민과 예술인의 교감 및 소통의 계기를 마련하는 프로젝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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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영도 아티스트 오픈 토크 <봉래동 2X4시간> 워크숍

 

4개의 미션을 통해 아티스트 오픈 토크를 진행하는데 미션은 봉래동 물양장 속 평범한 하루의 예술적 탐색이라는 주제로 A. 아침을 깨우는 감각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등의 여러 감각 중 하나의 감각에 집중하여 물양장의 아침을 탐색해보는 활동, B. 윤슬이 빛나는 이야기 봉래동의 골목길과 물양장에서 볼 수 있는 경관, 환경, 소품 중 하나를 선택하여 숨겨진 이야기를 상상해보는 활동, C. 함께 걸어보는 시간 영도에 사는 아는 사람과 함께 봉래동을 산책하며, 관계가 주는 영향과 새로운 가치를 탐색해보는 활동, D. 잠들지 않는 봉래동 새벽녘 물양장을 지키는 목재, 벽돌, 철 등의 매력적인 재료들을 통해 의 모습을 발견해보는 활동이 있습니다.

 

현재 8‘2차 오픈토크 테이블봉래시간결과 공유회를 남겨놓고 있는데 물양장을 중심으로 예술인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작업 노트가 나와서 매번 흥미롭고 개인적으로도 기획자가 아닌 작가로서 작업의 욕구가 샘솟습니다. 평소 같은 장르가 아닌 다양한 장르(공연, 설치, 영상, 디자인, 도자, 회화 등)의 예술가들이 모여 더 풍성한 이야기가 나와서 서로의 작업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2021년 여름. ‘레트로덕천에게는 제일 바쁘고 땀도 많이 흘린, 어쩌면 고생을 참 많이 한 계절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말 재밌게 작업했다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다가오는 8월에도 모든 예술인분들이 파이팅하시고 코로나19에 지지 않는 예술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미솔

부산에서 활동하는 청년작가이자 기획자로 비영리예술단체 ‘레트로덕천’ 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기획자로 활동하면서 작업을 하고 1년에 한 번은 전시에 꼭 참여하자고 다짐을 하는데 매번 쉽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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