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녹서

문화도시와 함께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어린 창현이의 꿈

성창현 도예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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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창현 도예가 


아빠 : 우리 창현이 꿈이 뭐꼬? 뭐 하면서 살고 싶노?

창현 : 아빠 나는 화가가 되고 싶다. 선생님도 내 보고 화가가 되라켓따! 내가 우리 학교에서 그림 제일 잘 그린다.

아빠 : 창현아... ... 화가는 말이다... 진짜 천재들만 하는 기고... 집에 돈도 윽스로 많아야 된다. 다른 좋은 일도 많다 아이가! 공부 잘 해 가 더 큰 일을 해 뿌라.

창현 : ... 그렇나? 알겠다. 아빠... 근데 ... 쫑알쫑알...

 

영도국민학교 다니던 시절 선원이셨던 아버지께서 오랜만에 집에 오셨을 때 함께했던 대화입니다. 아빠가 그라면 그런 갑다~ 생각하고 별 고민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이 대화가 저에게는 잊히지 않습니다. 한 번도 옳은 교육 받으신 적 없으신 아버지께선 한국 민화를 기똥차게 그리십니다. 지금도 시골 방에 예쁘게 걸려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만드신 거북선도, 코뿔소도 그 어떤 예술작품보다 저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줄줄이 4형제를 공부시키시느라 무슨 문화고 예술이고 그림이고 나발이고 생각할 여유가 있으셨을까마는 어린 막내의 꿈에 대해서는 아마도 많은 생각을 하시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럭저럭 공부해서 중학교, 고등학교를 나와 대학 졸업하고 영도에서 일자리를 얻어 30대 중반에는 사업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림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었지만 어릴 적 꿈은 계속 마음 한 곳에 꿈틀꿈틀하고 있었습니다.

 

꿈을 이루게 해준 목금토 공방 그리고 새로운 바람

 

40대가 되어 삶과 꿈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큰 결심을 하고, 하던 일을 모두 정리하고 울산으로 올라가 도자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울산 옹기마을에서 옹기전수자로 활동하게 되고 도예학과에 진학해서 전문 교육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졸업을 준비할 즈음 봉산마을의 빈집줄게 살러올래라는 공모사업에 신청을 했고 다행스럽게 선정되어 고향 영도, 봉래동에 소중한 보금자리와 함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공방까지 얻을 수 있었지요.

목금토 공방에서 꿈에 그리던 창작활동을 시작하고 많은 분을 만나게 되면서 또 하나의 바람이 생겼습니다.

아이들의 소중한 꿈, 희망을 조금이라도 더 챙겨줄 수는 없을까?’

애써 꿈을 잊은 어른들의 삶 속에서 그 꿈을 다시 실현시킬 수는 없을까?’

이런 생각들을 목금토에서 꼭 풀어보고 싶은 바람이 바로 그것이었지요. 하지만,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더군요. 마음만 앞서고 실력이 없음을 만감으로 느끼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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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금토 공방 

 

영도사람들과 새로운 관계 맺음

 

새로운 바람들이 싹트고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질 때 영도문화도시센터를 알게 되었습니다. 교육도 듣고, 사업의 주체가 되기도 했지요. 뭔가 좀 이해가 안 가고, 현실과 동떨어진 사업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문화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영도주민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문화사업인가? 영도문화도시센터 사업 기간이 지나면 영도의 문화는 어떻게 되는가? 그래도 젊은 분들이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너무 색안경 끼고 보지는 말자고 속으로 다짐도 하고 했었지요. 사업에 참여하면 사업비도 주고, 모임 가면 빵도 푸짐하게 주고 하니 넙죽넙죽 참여했는데, 한 번 또 한 번, 함께하는 그 과정에서 영도 사람들과의 관계 맺음이 핵심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목금토 공방에서 아무리 좋은 생각을 가지고 문화예술에 대해 떠든다고 해도 혼자서는 안 되는 것이고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그냥 개인 도자기 공방에 불과한데... 이 젊은 분들이 영도문화 발전을 꾀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맺음이라는 기초공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금토에서 생각하는 꿈에 대한 희망도 바로 이 기초공사에서부터 같이 시작해야 실현될 것임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과정에서 만나게 된 새로운 인연들, 참 소중한 선생님들을 알게 되었다는 것도 큰 기쁨으로 다가왔습니다. 공예 하시는 선생님들, 음악 하시는 선생님들, 조카같이 귀엽지만, 에너지 넘치는 청년 선생님들... 한 분 한 분이 영도에서 새로 알게 된 소중한 인연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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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사진 

 

함께했던 공동사업과 영도문화에 대한 바람


2021년 초에는 봉산마을 온라인 집들이 봉산마을로 on사람들이라는 사업을 영도문화도시센터와 함께 준비했는데, 제가 바라던 첫 사업으로 기억이 됩니다. 코로나로 힘겨운 삶에 도자기라는 문화체험 활동으로 많은 분이 기뻐하셨던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입가에 미소가 그려지곤 합니다. 미술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 만들기를 좋아하시는 어머님, 아버님들... 이후 삶 속에서 그런 창작의 기쁨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은 목금토의 역할로 계속 남게 되는 듯합니다.


그리고 목금토의 바람과 함께 진행 되는 사업이 있는데 바로 9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되는 누구도 외롭지 않도록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영도주민과 문화예술 활동을 함께하는 똑똑똑, 예술가입니다. 문화예술의 역할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마치 실험 무대에 올라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맘이 설레는 것도 사실입니다. 목금토에서 바라는 것들이 이분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을지, 아직 부족한 제가 그 역할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지만 많은 분이 함께하시기에 용기를 내어 진행해 보기로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복잡하게 관계된 사회에서 문화예술의 역할을 딱 규정하고 실행해 내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풀리지 않는 매듭이 여기저기 한 움큼 한 움큼 있는 듯 하구요. 그래도 뜻을 함께하는 많은 분과의 관계 맺음이 시작되었고 그 힘으로 매듭을 풀어간다면 또 못할 것도 없지 않을까요. 이미 한배를 탄 목금토라고 생각하고 있고 많은 분이 그 뜻을 함께한다고 여겨집니다. 문화예술에서 손님처럼 우두커니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주인으로 함께 하길 바라며 그 중심에 영도문화도시센터가 많은 역할을 해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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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산으로 On 사람들

 

어른 창현의 꿈

 

아버지 : 창현아 별일 없었드나? 일하는 거는 좀 잘 되나?

창 현 : 예 아부지. 얼마 전에 이거 만들었는데예... 부산미술대전이라고 큰 대회에 낼 건데예. 아부지 좀 봐 주이소...

아버지 : 아이고 잘 맨들었네...꼭 진짜 같네... 사람 맨들기는 진짜 힘든데... 아 그라고 니 이거 좀 볼래? 마을에서 동네 지도 같은 그림이 필요하다캐서 내가 그맀는데. 좀 이상하믄 니가 한 장 그리 봐라.

창현 : 와 아부지, 이거 진짜 우리 마을이네예. 이거 마을 회관 아입니꺼!!! 역시 역시!!!

 

꼬부랑 할아버지가 되신 아버지는 돈 못 버는 막내아들이 걱정도 되시겠지만 누구보다 든든한 후원자로 곁을 지켜주십니다. 화가에서 도예가로 조금 바뀌었지만 어릴 적 꿈은 이루었다고 퉁 칠 수 있고요. 많은 분이 꿈을 찾아가는 행복한 세상이 만들어지는 것이 어른 창현이의 새로운 꿈이 되었습니다.


성창현 도예가

꿈을 실현하고 있는 도예가입니다 (웹툰작가의 꿈도 가지고 있습니다~^^)
영도구 봉래동에서 ‘우리동네 공작소 목금토’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밥그릇 국그릇도 만들지만, 도자기 조형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목금토는 나무, 쇠, 흙을 뜻하는 것으로 목공예, 금속공예의 꿈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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