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녹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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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당 라온

고민지 음악당라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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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민지 
음악당라온 대표


202012월 어느 날, 따스한 햇살 덕택에 겨울 공기가 덜 차게 느껴진다. 도로를 따라 선박 부품점과 공장, 창고들이 위치한 대평동은 조선업 및 선박 수리업에 종사하며 오가는 사람들이나 오랫동안 이곳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 외에는 인적이 많지 않다. 선체에 붙은 이물질들을 제거하는 깡깡이 소리, 기계 돌아가는 소리만 이따금 조용한 동네에 울려 퍼진다


그런데 오늘은 평소와는 다르게 깡깡이 생활문화센터에 인파가 북적인다. 젊은 연주자들이 능숙하게 클래식 곡을 연주하면, 마당에 앉은 관객들이 편안한 표정으로 감상한다. 성악 공연이 시작되면 아름다운 노랫소리에 주변의 반응은 한층 뜨거워진다. 지나가는 행인들은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기웃거리고, 경로당이나 인근에서 나온 어르신들은 트로트가 아닌 생소한 클래식에 어리둥절하다. 이윽고 공연의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제법 박수갈채와 환호성도 크게 나오며 멋진 호응까지 끌어내면서 여느 음악회처럼 공연이 마무리된다


이처럼 멋진 클래식의 하모니를 선사하는 특별한 이벤트의 기획자는 바로 음악당 라온의 대표 고민지이다. 고민지 대표는 202012월부터 20211월까지 영도문화도시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4회에 걸쳐 <깡깡이마을 정오의 음악 살롱>이라는 특별 공연을 준비하였는데, 영도구청 문화체육관광부의 도움을 통해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안전하게 음악회를 기획 및 진행하였다. 첫 연주회 당시 코로나로 다들 힘든 마당에 웬 음악 소리냐며, 경사나 잔치가 있을 때만 풍악을 울리는 법이라며 역정을 내시던 몇몇 연세 많은 분도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공연이 마무리될 즈음엔 또 언제 올 거냐고, 다음번에는 자기네들도 함께 따라 부를 수 있는 트로트 곡도 부탁한다면서 연주자들은 신청 곡(?)들까지 얼떨결에 받았다는 일화도 있었단다. 고상한 클래식과는 거리가 먼 근대 수리조선 1번지 대평동, 깡깡이 마을에서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들이 일어나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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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들을 위한 동요음악회> 야외 공연 장면 | 음악당 라온

 

영도에서 나고 자란 영도 토박이 고민지 대표는 유학을 떠나거나 오케스트라 소속 연주자가 되거나, 음악 수업을 지도하는 보통의 음악도들과 다르게 클래식 전문 진행 및 공연기획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저 또한 음대를 졸업하고 여느 대학생들처럼 미래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많았었죠. 다만 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배운 것을 토대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좋아서, 교수님의 권유대로 무작정 유학을 가고 싶지는 않았어요. 이후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이 바로 음악 나눔 봉사였습니다. 무작정 호기롭게 부산대학교병원을 찾아가 무료 공연을 제안하니, 병원 관계자분들도 이런 일을 처음이시라며 사기꾼이 아닌지 오해하고 경계를 하셨죠. 그렇게 시작한 음악 봉사 활동을 8년간 이어오며 공연 기획의 꿈도 구체화하고 실력도 쌓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음악회를 통해 만난 환우분들의 행복한 표정, 감동의 눈물, 그리고 미소는 언어 이상의 감동을 주는 음악의 힘을 확신하게 되었고, 제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고 대표는 10년이 넘는 세월을 거쳐 지금의 베테랑 공연기획자가 되기까지, 멘토의 도움이나 지도 없이 일일이 다 부딪혀가며 스스로 길을 만들고 개척해나가면서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다. 영도도시문화센터와 함께 <깡깡이마을 정오의 음악살롱>이라는 기획 공연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도 고 대표의 이런 행동력의 결과. 센터장인 고윤정 대표와의 미팅에서 평소 영도에 대한 남다른 애향심과 부산의 타지역에 비해 척박한 문화예술 환경 개선에 작은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어필했다고 한다


이를 응원하기라도 하듯이, 고 대표와 함께 여러 무대에서 인연을 맺은 실력 있는 연주자들이 머나먼 영도까지 총출동하였다. 더 아티스트의 <어른들을 위한 동요 음악회>, 세계적인 소프라노 카트리나 크룸파네와 바이올리니스트 원형준의 협연, 퓨전국악밴드 제이-프로젝트의 <부산 주제 음악회>, 국내 정상급 색소포니스트 한기원과 소프라노 서미영이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 음악회>까지, 전통과 현대, 국악과 클래식을 아우르며, 당장이라도 대극장 공연까지 거뜬하게 해낼 수 있는 뛰어난 팀과 연주자들이 모두 고 대표의 요청에 기꺼이 응해줬다는 것이 놀랍고도 대단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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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소포니스트 한기원, 소프라노 서미영의 <크리스마스 음악회> 공연장면 | 음악당 라온 

 

이미 부산을 넘어 전국에서 고민지 대표의 명망과 음악당 라온의 멋진 분위기 속에서 공연하고 싶은 음악인들이 수시로 연락 해오고 있다. 또한 지역의 숨겨진 뮤지션을 발굴해내어 그들에게 대중 앞에 설 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 또한 고 대표가 자부심을 느끼며 하고 있는 일이다. 이런 고민지 대표의 시선이 향하고 있는 곳은 바로 영도. 마침 영도에 각종 문화 지원 사업과 함께 흰여울 문화마을이 조성되고, 관광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명소들이 생기면서 주목받는 시기라는 것 또한 하늘이 내려준 기회인 듯하다


지금도 고 대표는 영도문화도시센터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한 공연 기획, 영도구청 및 유관 단체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을 구상하면서 쉴 틈 없이 아이디어 회의를 이어나가고 있다. 고민지 대표의 음악과 영도에 대한 진심과 열정이 들불처럼 퍼져나가, 영도 주민들뿐만 아니라 영도를 드나드는 많은 사람이 수준 높은 클래식을 접하며, 문화예술을 맘껏 누릴 수 있게 되길 응원한다.

고민지 음악당라온 대표

영도에서 나고 자란 클래식 음악 전문 아나운서 겸 공연기획자.
하우스 콘서트홀 음악당 라온 대표로서 다양한 공연과 무대를 기획하고 진행해 왔다.
영도문화도시센터와의 협력을 통해 영도 문화예술을 꽃피우기 위해 부지런히 고민하고 노력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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